용인법무법인 사람을 향해 던진 물건에 상대방이 맞지 않았어도 폭행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3년 7월 대전 대덕구 한 노래방에서 B씨에게 플라스틱 그릇을 던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가 던진 그릇은 테이블을 맞고 튀어 올라 B씨의 오른쪽 뒤로 날아가면서 B씨가 그릇에 맞지는 않았다.
1심과 2심은 B씨가 그릇에 맞지 않았다는 이유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의 행동은 순간적인 불만을 표시하는 행동이라 볼 여지가 있고, 실제 폭행 의사가 있었다면 맞은편에 앉아 있던 B씨를 손쉽게 맞힐 수 있었을 것이란 점도 무죄로 판단한 이유였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이란 사람의 신체에 대해 육체적·정신적으로 고통을 주는 유형력을 행사함을 뜻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함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피해자에게 근접해 욕설을 하면서 때릴 듯이 손발이나 물건을 휘두르거나 던지는 행위를 한 경우 직접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하지 않았다고 해도 피해자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로서 폭행에 해당하고, 그 불법성은 행위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 피해자에게 주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며 “원심의 판단에는 폭행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오는 16일 밤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16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서관 321호 법정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권 의원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권 의원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달 28일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권 의원이 최근에도 차명폰을 활용해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와 연락한 정황이 나왔기에 증거인멸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관련 업체에서 일하다 뇌종양·폐암을 각각 진단받은 하청노동자 측이 업무상 산업재해 인정을 촉구했다.
인권단체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10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요구를 공단에 전달했다. 기자회견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하청노동자로 일하다 뇌종양을 진단받은 고 이대성씨(42)의 유족과 폐암을 진단받은 박종성씨가 직접 참석했다.
이씨는 삼성전자 협력업체 소속으로 14년간 반도체 생산라인에 화학물질을 공급하는 ‘중앙화학물질공급시스템’(CCSS)의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했다. 이 설비엔 각종 화학물질이 고순도 액체 상태로 저장돼있어 독성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2013년엔 이 설비에서 불산이 누출돼 1명이 숨졌고 2016년엔 이곳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악성림프종으로 숨졌다. 이씨는 지난해 2월 악성 뇌종양 진단을 받은 뒤 지난 7월21일 투병 끝에 숨졌다. 이씨는 사망 전 “유기용제를 담은 드럼통 뚜껑을 열면 고순도의 화학물질이 아지랑이처럼 올라오는 것이 보였지만 일반 마스크만 쓰고 일했다”고 증언했다.
이씨의 아내 김씨는 “남편의 일터는 자랑스러운 아버지, 하나뿐인 아들, 평생의 반쪽을 앗아갔다”며 “다시는 누군가의 남편이, 아버지가, 자식이 같은 이유로 목숨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회견 내내 김씨의 손에는 이씨의 사진이 들려 있었다.
박씨도 삼성전자 협력업체 소속으로 기흥 사업장에서 약 10년간 반도체 폐기물을 처리하는 업무를 담당하다 2022년 9월 폐암·비소세포암 4기를 진단받았다. 박씨는 반도체 폐기물을 폐수와 찌꺼기(슬러지)로 분리했는데 이 과정에서 미세한 분진이 끝없이 발생했다고 한다. 박씨의 대리인인 이종란 노무사는 “분진 속에 폐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이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실제 2023년 박씨의 혈액에선 발암물질로 알려진 인듐이 검출됐다.
박씨는 “매일 각 라인의 분진 가루를 청소했지만 분진의 성분은 알 수 없었다”며 “아픈 통증은 참을 수 있어도 치료 비용으로 인한 경제적 고통은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은 기흥공장에서 1년 이상 일하다 관련 질병을 얻은 피해자를 지원하는 지원보상위원회를 꾸렸지만 반도체 생산라인에 출입한 노동자만 적용돼 박씨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날 박씨는 투병으로 생긴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등으로 신발을 벗은 채 회견에 참여했다.
반올림은 회견을 마치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서를 제출했다. 반올림은 “이재명 정부가 산재 감축을 위해 강력한 규제를 말하지만 이는 사고성 재해 위주”라며 “직업병 산재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