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흥신소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가족 신상정보를 공개한 블로거를 경찰에 고소했다.
김 관장은 10일 언론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가족의 신상정보를 인터넷에 게재한 블로거와 댓글로 악플을 단 네티즌에 대해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관할 충남 천안동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독립기념관 내에 사전 승인 없이 드론을 띄워 생중계한 유튜브 및 독립기념관 관장, 직원 및 기타 특정인물 등을 몰래 추적하며 도촬하고 해당 영상을 송출한 유튜브 2개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김 관장은 “저와 가족 및 직원, 독립기념관을 방문하는 일반인 관광객의 안전과 평온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어떠한 타협도 없을 것”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할 경우 끝까지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관장은 광복절인 지난달 15일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축하 기념식에 참석해 “광복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보면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독립기념관 노동조합과 공공연구노조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지부는 지난 4일 성명서를 내고 “김 관장은 독립기념관 구성원과 국민에게 사과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독립기념관 노조는 기념관 직원 130여명 중 95명으로 구성돼 있다.
극우 지지자들의 정부 기관 폭동을 선동한 혐의로 재판정에 선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최종심 선고일이 임박했다. 대법관이 재판 연장을 요청하지 않는 한 늦어도 12일(현지시간) 선고된다.
그가 받는 혐의는 쿠데타 모의, 폭력적인 민주주의 파괴 시도, 무장 범죄 조직 관여, 공공재산 손괴, 문화재 훼손 등 총 5가지다. 모든 혐의가 인정되면 그는 최대 징역 43년형까지 받을 수 있다. 실형을 선고받고 구금되면 내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이미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와 플라비우 지노 등 대법관 두 명은 그가 유죄라고 판단했다. 대법관 한 명 이상이 추가로 그의 혐의를 인정하면 그의 유죄가 확정된다. 이 사건 심판을 맡은 대법관 5명 중 지노 대법관과 크리스티아누 자닌, 카르멘 루시아 등 3명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대선 경쟁자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이 임명했기 때문에 유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기소된 결정적인 이유는 룰라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당선된 이후 발생한 ‘대선 불복’ 폭동 사건 때문이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2023년 1월8일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브라질리아의 국회의사당, 대법원, 대통령궁에 동시에 난입해 건물과 기물, 문화재, 예술작품 등을 파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지자 그의 지지자들이 미 국회의사당에서 폭동을 일으킨 것과 유사한 모습이었다. 이 사건으로 70여 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고 2110만브라질헤알(약 54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재판 쟁점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이 지지자들이 폭동을 일으키도록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다. 그는 투표 결과가 나오자 전자투표기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쳤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계획과 실행은 다르다. 범죄를 완성하는 것은 폭력 행위”라며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폭동 현장에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정권이 바뀔 것을 대비해 쿠데타를 준비했는지에 대해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검찰은 그가 대선 결선 투표 전 비상령을 선포하기 위해 2022년 10월 내각과 군 간부를 소집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비상령이 실제로 발표되지 않았으며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룰라 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하라고 지시했다고 반박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기소된 이후 판사로부터 ‘미운털’이 박힌 채 ‘폭풍 제재’를 받았다. 대법원장 출신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그에게 가택 연금, 전자발찌 착용, 휴대전화 압수, 외부인과의 접촉 제한, 소셜미디어 사용 금지 등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가 한 피고인에게 이같이 많은 명령을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재판부의 명령이 지모라이스 대법관의 보복성 조치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이 미국에 로비해 그에 대한 제재를 추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판사 신분임에도 공판 당시 “브라질이 20년간 이어진 독재 정권으로 돌아갈 뻔했던 것을 잊을 수 없다”고 발언하며 노골적으로 피고인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남미 트럼프’라고 불리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19년 취임 이후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국가 지도자로서 적극적인 방역 대응에 나서기는커녕 마스크 착용과 백신 접종을 거부했다. “여자는 아이 낳는 기계” “아들이 동성애자가 되지 않게 매질해야 한다” 등 온갖 혐오 발언을 한 데다 과거 군사 독재를 옹호했다.
그런데도 범죄에 강경 대응하고 보수·복음주의 기독교 사상을 옹호해서 여전히 지지층이 탄탄하다. 극우 세력은 그의 석방과 무죄 판결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번 재판은 미국과 브라질의 외교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친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마녀사냥을 멈추라”며 브라질에 50%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이 밖에 브라질 정부 인사나 다른 대법관에 대한 제재, 브라질 공무원 비자 제한, 관세 추가 인상 가능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