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내구제 ‘6·27 가계대출’ 규제에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여전해 주택시장이 다시 과열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지적이 나왔다.
한은은 11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서울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충분히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 간 전이효과, 공급 부족 우려, 금융여건 완화 등이 맞물릴 경우 수도권 주택시장이 재차 과열되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6·27 대책 효과가 없진 않지만, 주택 상승 기대감을 확연하게 꺾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한은은 수도권 주택시장의 가격 상승폭이 축소되고 거래가 둔화되는 등 과열 양상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6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 제한의 영향을 받는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거래가 감소했다. 수도권 내 주택구입 시 전입신고 의무 강화로 ‘갭투자’ 등 투기적 거래도 상당폭 줄어든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가계대출 증가세도 둔화됐다. 지난 7월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6월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8월에는 5~6월 늘어난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증가 규모가 다시 확대됐지만 그 폭은 제한적이었다. 금융기관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생활자금용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을 줄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서울 지역 고가 주택가격 상승세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잠재적 구매 수요도 견조하다는 점을 위험 요인이라고 한은은 짚었다.
지난달 넷째 주 서울 아파트 주간 가격상승률(0.08%)은 크게 낮아졌지만 이 상승률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4.5%로 여전히 높다. 특히 서울 지역의 15억원 초과 아파트에서는 7월 이후에도 실거래 가격이 직전 대비 1% 이상 상승한 거래와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한은은 서울 일부 지역의 가격 상승이 다른 지역까지 퍼질 수 있고, 과거 부동산 대책의 학습효과 등으로 6·27 대책 효과가 점차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과거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은 통상 몇개월 정도 둔화세를 보이다 실효성 있는 추가 대책이 적기에 마련되지 않을 경우 재차 반등하는 양상을 보였다”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한 매수·매도 관망층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일단 한은은 금리 인하로 집값 상승 기대를 부추기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최근 ‘9·7 부동산 공급대책’ 이후 집값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달 주택 거래 흐름은 다음달 23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결정에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중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분의 26%가량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인하된 영향이라고 추정했다. 나머지 74%는 수급·규제·심리 등 다른 요인에 따라 올랐다고 분석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9·7 공급대책이 어느 정도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시장 안정 효과가 얼마나 클지는 대책이 적기에 예정대로 시행되는지, 시장이 대책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등이 같이 영향을 주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서울 서남권·경기·인천 등에서 일어난 KT 이용자들의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조사 중인 민관 합동 조사단은 해커가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설치해 이용자들의 트래픽을 가로챈 것으로 보고 조사를 확대 중이다.
조사단은 불법 기지국이 피해가 발견된 곳 이외의 장소에서도 접속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알려진 지역 외에도 무단 소액결제 피해가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일 보도 설명자료를 통해 지난 8일 KT의 사이버 침해 신고를 접수한 뒤 KT가 이용자 무단 소액결제의 원인 중 하나로 불법 초소형 기지국의 통신망 접속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불법 기지국이 다른 장소에서도 접속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다음 달 새벽 1시 KT에 불법 기지국이 통신망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즉각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KT는 당시 운영 중인 기지국 중 해커가 사용한 불법 초소형 기지국 및 다른 불법 기지국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인한 뒤 당국 요구에 따라 같은 날 오전 9시 새로운 초소형 기지국의 통신망 접속을 전면 제한했다.
과기정통부는 해커가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활용해 정보를 탈취했는지와 어떤 방식으로 무단 소액결제가 이루어졌는지에 대해 정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무단 소액결제 범행에 초소형 기지국이 악용된 내용을 다른 통신사에도 공유해 필요한 조처를 하도록 할 예정이며, 불법 기지국 외 다른 사이버 침해 사고 원인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조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사직 롯데-한화전은 롯데팬들에겐 차마 눈 뜨고 보기 어려운 경기였다. 이날 롯데 선발은 1선발인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 경기 전까지 4연패에 빠져 있던 롯데로서는 가장 믿음직한 투수 감보아가 마운드에 오른 경기에서 연패를 끊어야 했다.
하지만 부진에 빠진 롯데 야수들이 에이스를 지켜주지 못했다. 일단 타선에서는 상대 투수 공략에 실패했다. 그보다 문제였던 건 수비였다. 롯데 야수진은 이날 실책을 5개나 쏟아냈다. 타선에서 뽑아낸 4안타보다 많았다.
수비 붕괴는 걷잡을 수 없었다. 전날 경기에서도 실책 2개를 기록한 롯데는 이날 0-2로 뒤진 2회초 첫 실책이 나왔다. 감보아는 1사 1루에서 심우준을 땅볼로 유도했다. 병살타로 이닝이 끝날 수 있는 평범한 타구였는데, 유격수 전민재가 공을 놓쳤다. 1사 1·2루의 위기는 다행히 감보아가 실점 없이 잘 막았다.
3회에는 한화 선두타자 문현빈이 1루수 나승엽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했다. 감보아는 노시환, 채은성으로 이어지는 한화의 3, 4번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워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하지만 감보아의 집중력도 계속된 불안한 수비에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볼넷으로 계속된 2사 1·2루에서 하주석이 친 공이 내야 높이 떠올랐다. 한데 여기에서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3루수 손호영과 유격수 전민재가 달려들다 전민재가 자신이 잡겠다는 콜을 했는데, 공을 놓쳤다. 2루 주자가 득점했다. 감보아는 뒤이어 최재훈에게 2타점 2루타, 심우준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고 4실점했다. 이 타구는 하주석의 안타로 기록됐지만 명백한 실책이었다.
‘실책 퍼레이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4회 2사 1·3루에서는 2루수 한태양이 쉬운 뜬공을 잡지 못했다. 이 또한 실점으로 연결됐다. 결국 감보아는 8점을 내주고 4이닝 만에 강판됐다. 자책점은 3점에 불과했다. 0-9로 승부가 기운 8회에도 2사 후 한태양이 포구 실책을 저질렀고 이어 노시환의 2점 홈런이 터지면서 점수 차가 더 벌어졌다. 9회에는 3루수 손호영의 실책이 빌미가 돼 추가 점수를 내줬다. 이날 롯데가 내준 13실점 중 자책점은 단 4점이었다.
냉정히 말해 기본적인 수비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수비에서는 어떤 투수도 실점을 막을 수 없다. 시즌 막판 5강 경쟁팀으로서는 너무 무기력한 경기가 반복된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경기 직후 선수들을 그라운드에 모아놓고 수비 특훈을 실시했다.
롯데는 지난해에도 시즌 막판 수비 불안으로 5강 경쟁에서 밀렸다. 이 부분을 채우기 위해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했음에도 다시 그 역사를 반복하는 분위기다.
전반기까지 롯데의 팀 실책은 61개로 10개 구단 평균(56개)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실책 34개로 두산과 함께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흔히 야구에서 ‘수비에는 기복이 없다’고 한다. 강팀에서 강조되는 첫 번째 필요조건이다. 실제로 현재 5강권 경쟁팀은 최소 실책 1~5위에 자리하고 있다. 롯데 야수들의 경험 부족이 이유일 수 있다. 전민재는 풀타임을 소화하는 게 올해가 처음이다. 한태양도 시즌 중반 이후부터 1군에 자리 잡은 선수다. 게다가 최근 부진한 팀 분위기와 순위싸움이 선수들에게 중압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롯데는 9월 들어 10일까지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한때 3위 안정권에 자리하고 있었지만, 이제 6위까지 밀렸다. 잔여 경기는 12경기로 가장 적다. ‘가을야구’ 복귀를 노리는 롯데의 발걸음이 타격 침체와 수비 불안에 점차 무거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