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레플리카 새내기 태극전사들이 칠레로 출국한 지난 8일 인천공항에는 유독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선수가 있었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꿈의 무대’에서 이룬 2005년생 김준하(20·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제주 SK의 ‘소년 가장’이라 불리는 그는 올해 프로 무대에서 선보인 활약상을 바탕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설 기회를 잡았다.
김준하는 결전지로 떠나기 앞서 “U-20 월드컵에서 김준하라는 선수를 세상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29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개막하는 U-20 월드컵은 만 20세 출전 연령 제한이 있는 대회다. 본선 규모도 성인 대회(48개국)의 절반이라 참가 자격도 얻기 힘든 빅이벤트다. 김준하는 지난 2월 월드컵 출전권을 따낸 U-20 아시안컵의 4강 멤버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준하는 지난 5월 기자와 만나 “아시안컵에 뛰는 또래들을 바라보며 부러운 마음을 참고 열심히 응원했다. 월드컵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꿈이 있다”고 말했는데, 그 꿈을 4개월 만에 현실로 만들었다.
김준하는 측면 날개에 필요한 드리블 돌파와 연계 플레이, 패스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기회만 오면 과감하게 때리는 슈팅도 일품이다. 실제로 그는 올여름 상대팀들의 집중 견제가 시작되기 전까지 13경기에서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유력한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김준하는 “흔한 청소년 국가대표 경험도 없는 선수라 이번 대표팀 합류가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뒤늦은 대표팀 합류라 지금은 동료들의 성향을 빨리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우크라이나(28일)와 파라과이(10월1일), 파나마(10월4일)와 조별리그 통과를 다툰다. 김준하의 활약상은 한국이 이번 U-20 월드컵에서 3회 연속 4강에 도전하는 데 중요한 열쇠다. 이번 월드컵에는 박승수(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윤도영(엑셀시오르), 양민혁(포츠머스) 등 유럽파들이 소속팀의 반대로 합류하지 못했다.
일각에선 전력이 예년에 비해 약해져 역대 최고 성적인 2019년 폴란드 대회의 준우승을 재현하는 게 쉽지 않다고 평가한다. “과거 형님들이 U-20 월드컵에서 어떤 성과를 냈는지 우리 선수들이 모두 잘 알고 있다”며 투지를 드러낸 김준하는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U-20 월드컵에서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힘든 운동이나 노동 후에는 누구나 목욕이나 샤워를 한다. 이때 어떤 온도의 물로 씻을지는 사람들의 취향이 완전히 갈린다. 찬물로 몸을 확 식히는 쪽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고, 아니면 뜨거운 물에 온몸을 지지며 시원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다.
몸을 씻는 차원에서의 온탕과 냉탕은 전적으로 취향의 영역이지만 운동 후 몸을 식히거나 덥히는 차원에서의 효과를 말한다면 둘은 제각각 장점과 단점이 갈린다. ‘그까짓 물 온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운동 후 냉탕과 온탕에 몸이 보이는 반응은 생각 외로 차이가 크다. 그럼 내게는 운동 후 냉탕이 좋을지, 온탕이 좋을지 알아보자.
일단 냉탕은 염증을 완화하고 급성의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평소 안 하던 무리한 운동을 해서 관절이 쑤실 때, 근육을 혹사시켜 ‘알이 배길 것 같네?’ 싶을 때, 내일도 비슷한 강도의 운동을 또 해야 한다면 일단 냉탕에 몸을 담그는 쪽을 권한다. 이때는 10~15도, 손을 담갔을 때 살짝 시린 찬물에 15분 정도가 적당하다.
실제 해외에서도 전문 운동선수, 매일 공연해야 하는 댄서 등이 경기나 공연이 끝나자마자 찬물이 든 통에 전신, 혹은 다리만이라도 담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음 경기나 공연에 나가야 하는데 후유증이 생기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이때는 장기적인 무언가를 준비하기보다는 당장 생길 문제를 미리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다고 냉탕이 다 좋은 건 아니다. 냉탕은 몸 표면과 가까운 혈관을 수축시킨다. 혈액순환이 줄어 당장의 염증은 억제하지만 같은 이유로 근육 스스로 손상을 복구하는 과정도 더뎌진다. 실제 장시간 냉탕욕은 근육 성장에 해가 된다는 연구가 많다. 즉 근육을 기르려고 운동한다면 운동 직후 장시간 냉탕은 피하자. 또한 몸 전체를 바로 찬물에 담그는 건 심혈관계에 충격을 주어 자칫 위험한 상황을 만들 수 있으니 몸 말단부터 식히되, 심혈관계 문제가 있다면 피하자.
그 외에 갑작스러운 저온 노출은 일시적으로 근육을 경직시킨다. 겨울철 추운 새벽에 준비 없이 나가면 몸이 확 굳는 것과 마찬가지다. 목욕 직후에 다시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할 예정이라면 냉탕은 금물이다.
그럼 반대 진영인 온탕으로 가보자. 온탕은 혈관을 이완시키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피로물질 제거를 촉진한다. 경직되었던 근육도 빠르게 풀어 스트레칭 비슷한 효과를 준다. 이 효과를 이용해 고온의 사우나에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기도 한다. 즉 몸을 혹사해 후유증이 예상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대개는 따뜻한 물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퇴행성 관절염 같은 만성 질환에서도 온탕이 통증 감소에 도움이 된다.
근육을 기르려고 운동하는 사람에게도 온탕이 무난하다. 단, 몸을 지지는 수준의 열탕은 근력운동으로 이미 손상된 근육에 더 손상을 줄 수 있으니 체온과 비슷한 정도의 따뜻한 물을 권한다.
그런데 온탕도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더운물에서는 운동으로 인한 염증 반응이 더 심해진다. 다음날 올 근육통이 더 심해질 수 있고, 운동하다가 삐끗한 곳은 다음날 더 쑤실 수 있다. 운동하다 몸 어딘가 상했다면 최소한 그날은 온탕보다는 냉탕이 나을 수 있다.
정리하면, 단기간에 컨디션을 회복해야 하거나 어딘가 삐끗했거나 알이 배겨 며칠 고생할 것 같다면 냉수에 몸을 담그는 게 미래의 통증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예방책이다.
그 외의 일반적인 경우라면, 혹은 관절염이나 허리디스크처럼 오래 묵은 만성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따뜻한 물에 목욕하는 것이 낫다.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운동하는 사람도 적당히 따뜻한 물을 권한다.
<수피|운동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