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녀변호사 ▲포식하는 자본주의
미국 페미니스트이자 정치철학자인 낸시 프레이저와 스위스 철학자 라엘 예기의 대담집. 자본주의란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자본주의가 왜 스스로를 갉아먹다가 결국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는지 등에 대해 포괄적인 이론을 전개한다. 장석준 옮김. 프시케의숲. 2만5000원
▲괴물의 등장
저자는 전염병이 단순히 생물학적 현상이 아니라 불평등한 사회 구조와 자본주의의 민낯이 키워낸 ‘사회적 괴물’의 등장이라고 본다. 전염병 확산은 인간이 만들어낸 시스템의 취약성이 낳은 필연적인 재앙이라는 것이다. 마이크 데이비스 지음. 우석균·김주연 옮김. 한울. 2만8000원
▲정동연구 지도제작
최근 인문학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끌고 있는 ‘정동(affect)’ 개념이 정치, 노동, 인종, 젠더, 예술 등의 문제와 어떻게 연관되는지 살핀다. 외국 필자들의 글 6편과 번역에 참여한 한국 연구자들의 해제가 실렸다. 알리 라라 엮음. 권명아 외 4명 옮김. 갈무리. 2만5000원
▲월스트리트의 유대인들
1848년 전후 독일에서 미국으로 온 유대인들은 금융업에서 크게 성공했다. 유대인 금융가들이 월스트리트의 금융 권력으로 부상하는 과정을 제1차 세계대전, 러시아혁명, 대공황 등과 함께 파노라마처럼 풀어낸다. 대니얼 슐먼 지음. 민태혜 옮김. 생각의힘. 3만8000원
▲강의 | 롤랑 바르트의 죽음들
프랑스 기호학자 롤랑 바르트의 콜레주드프랑스 취임 연설과 바르트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인 1981년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발표한 애도의 글을 묶은 책. 데리다의 글은 우정과 애도, 타자성이라는 데리다 철학의 테마를 보여준다. 김예령 옮김. 문학과지성사. 1만3000원
미국 이민당국의 한국인 구금 사태 원인이 된 비자 문제와 관련해 한·미 정부가 새 비자 형태를 만드는 데 협의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자 미국 진출 기업들 사이에선 기대감이 감돈다. 그동안 한국 노동자들이 전자여행허가(ESTA)나 방문비자(B1·B2)를 통해 일해올 수밖에 없었는데 이 문제가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도의 취업비자 신설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에 진출한 A기업 관계자는 11일 통화에서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까지 투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사태로 계획한 일정이 틀어질까 조마조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자 문제가 잘 해결되면 불법체류자처럼 숨어서 일하는 게 아니라 당당하게 일할 수 있게 돼 불안감이 확실히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진출을 앞둔 B기업 관계자도 “공장 등을 건설하는 데는 현지 인력을 쓰기도 하겠지만, 한국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총력을 기울인다고 했는데 비자 문제가 빠르게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언급한 ‘새로운 비자 형태’를 두고 호주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의회는 2005년 호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뒤 별도 입법을 통해 호주만을 위한 전문직 취업비자(E3)를 신설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도 그간 한국인 전문인력을 대상으로 한 별도 비자(E4)를 신설하는 방안 등을 미국 측에 요청해왔다.
하지만 통상 전문가들은 E4를 포함한 비자 문제 해결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본다.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전 외교부 경제통상대사)은 “미국 행정부가 기존 법안에서 비자 승인과 관련된 절차를 촉진하는 권한은 있을지 몰라도,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신설하려면 입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자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이 미국 의회에 있는 만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약속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취지다. 최 원장은 “미국 행정부뿐만 아니라 상·하원 핵심 당국자들과의 협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미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가 시급한 만큼 비자 신설이 아닌 다른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E4 비자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호주는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의 우방으로 참전한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비자를 받은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기업인 단기 출장(최대 90일)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APEC 비즈니스 여행 카드(ABTC)라는 게 이미 시행 중인데, 이를 전문인력으로 확장하거나 투자 연동 제도를 별도 신설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오전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등을 만나, 대미 투자를 위해 비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