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팔로워 구매 KT 무단 소액결제 사태와 관련해 5500여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정황이 확인됐다. 김영섭 KT 대표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피해 최소화를 위한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T를 아껴주시는 국민과 고객 그리고 유관기관 여러분께 염려를 끼쳐 죄송하다. 피해가 발생한 고객께 머리 숙여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와 임직원이 모든 역량을 투입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술적 조치를 취했고 피해 고객에게는 100% 보상책을 강구하고 조치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KT는 이날 개인정보 유출 정황을 확인하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KT 자체 조사에서는 고객 약 1만9000명이 사태 원인으로 지목된 ‘불법 초소형 기지국’의 신호를 수신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이 가운데 5561명의 가입자식별정보(IMSI)가 유출된 것으로 보고 대상 고객에게 문자·전화 등을 통해 고지했다. IMSI는 유심(USIM)에 저장되는 가입자 식별번호로, 통신망에서 사용자를 인증하는 데 활용된다.
다만 유심 관련 핵심 정보가 저장되는 중앙 서버(HSS) 침해나 불법 기변·복제폰 등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KT는 밝혔다. 추가 피해 역시 지난 5일 이후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KT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이 자사 네트워크에 어떻게 접속했는지, 소액결제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KT는 결제 금액이 통신비에 청구되지 않도록 조치하는 등 고객 피해가 없도록 책임지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까지 피해자는 278명, 금액은 1억7000만원으로 1인당 54만원 정도다. KT는 전수조사를 완료하면 소액결제 피해자가 최대 수십명 추가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불법 초소형 기지국 신호 이력이 있는 이용자 전원에 대해서는 유심을 무료로 교체해주고 유심 보호 서비스(FDS)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만 위약금 면제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피해 보상안과 관련해서는 논의를 거쳐 추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KT 이용자의 성명, 전화번호, 생년월일이 유출됐을 가능성에 대해 “범인이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과방위 의원들은 KT 해킹 건에 대해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기도 했다.
중원 조합은 ‘황인범 공백’ 실감‘전투적인’ 카스트로프 가치 입증
미국 원정 1승1무. 홍명보 감독이 그려낸 스리백 청사진은 분명 통했다. 하지만 강호들과의 맞대결에서 드러난 중원의 빈 공간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메워야 할 숙제가 됐다.
한국은 지난 7일 미국을 2-0으로 제압한 데 이어 10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 멕시코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두 경기 모두 3-4-2-1 스리백 시스템을 구사한 홍명보호는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의 팀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멕시코전에서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미국전에서 백승호(28·버밍엄)-김진규(28·전북) 조합으로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던 것과 달리, 멕시코전에서 박용우(32·알아인)-옌스 카스트로프(22·묀헨글라트바흐) 조합은 전반 내내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멕시코전에서 한국이 밀린 것에 대해 중원 두 선수에게만 책임을 돌리기는 어렵다고 평가한다. 스리백을 쓰면 구조적으로 중원 숫자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수적 열세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가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김대길 경향신문 해설위원은 “전방에서 네다섯 명이 압박할 때 후방 수비 3명이 적절한 위치를 잡아줘야만 한다. 그래야 상대가 압박을 풀고 나오지 못하고, 중원 공간을 메꿀 수가 있는데 그게 안 되니 공수 간격만 벌어져서 상대에게 침투 공간을 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방 압박을 할 때 스리백 중 한 명이 전진해서 중원을 지원해야 하는데, 이런 유기적 움직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또 박용우의 개인적 한계를 지적하며 “상대가 볼을 잡았을 때 가깝게 붙지 못하고 좀 떨어뜨려 놓다 보니 패스가 자유롭게 나간다”고 짚었다.
대표팀 중원의 핵심 자원인 황인범(29·페예노르트)과 이재성(33·마인츠)의 빈자리도 실감할 수 있었다. 앞서 황인범은 부상으로 소집 해제됐고, 이재성은 미국전에서 입은 부상으로 이번 원정에서 제외됐다. 이들과 맞는 조합을 찾는 게 관건이다. 황인범이 돌아오면 황인범을 중심으로 상황에 따라 카스트로프, 김진규, 백승호 등을 조합하는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공격 성향이 강한 김진규, 백승호를 황인범의 짝으로 생각해 볼 만하다. 특히 스리백 시스템에서는 중원 자원들의 체력 소모가 커지는 만큼 로테이션에 따른 조합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한편 카스트로프의 가치는 충분히 입증됐다. 김 위원은 “상대에게 바짝 달라붙어 싸움을 걸어주는 유형은 우리 대표팀에 없었다. 1년이라는 시간이 있어서 성장할 여지도 있다”고 평가했다.